회장 권고사
계리사의 자원봉사 정신(Volunteer Spirit)에 대하여
다가오는 12월 5일은 International Volunteer Day로서, UN이 1985년 지정하여 국제적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기억하게 하고 그 활동에 참여하도록 일깨우는 날이다.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전쟁, 질병,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UN은 매년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하에 구조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에 반기문 전 UN 사무 총장은 자원봉사자(Volunteer)를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원동력(the power to make the world better)이라고 말하였다.
‘자발적으로, 대가없이 수고를 해주는 행위’로서사람들은 왜 자원봉사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인간에게는 그 자체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는 심리적 기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자에 따라 그 비중은 다르지만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 동기와 함께 이타심도 내재되어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테레사 수녀 등 세계적 성자 반열에 있는 분들은 극단적으로 이타심의 비중이 큰 사례에 해당하고 영화 ‘로마의 휴일’의여주인공 오드리헵번은 아프리카 등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수행하였고 Sam Levenson의 시 ‘아름다움의 비결(Time tested Beauty Tips)'를 원용하여 아들에게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고아원, 양로원 등 어려운 환경하의 사람들에 대한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일상적 사회활동에서도 자원 봉사하는 분들이 많다. 동호회 등 모임에서 회장, 간사를 맡아 수고해 주는 것도 그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대한 자원봉사의 하나이다. 거기에다 찬조금까지 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계리사에게는 가장 쉬운 자원봉사 활동이 있다. 계리사회는 계리사들간 교류를 통해 전문지식을 나누고 발전시켜 나가면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다른 영역에서 별도의 노력을 통한 자원봉사를 할 필요가 없이 바로 계리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현재 하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지식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길이다. 그 사례로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계리사회는, 회비에 의해 운영되는 사무국이 주도하기 보다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적극적인 위원회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과 이 국가들 간 문화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보면, 이 국가들의 계리사회 활동은 한국보다 다양하고 심도 있고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회원들의 15% ~ 20%가 자원봉사자로 계리사회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가까운 동양권의 일본, 대만의 계리사회를 살펴보면,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하에 경험생명표 작성, 실무표준 운영 등 공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보험사들은 계리사회를 통해 주요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계리사회에 인력 파견, 위원회 활동 참여 독려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보험계리사회는 전문가단체이기는 하나 이러한 기능이 없는 임의단체로서 그 역할이나 활동내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어쩌면 한국보험계리사회가 1961년 창립 이래 1990년 이후 전문가들의 친목단체에 머무르다가 2010년대에 들어 교육연수기능을 보강하며 외양적으로는 회원 규모가 3천명에 이르고 16개 위원회로 구성된 지금의 조직과 활동 수준으로 성장해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전적으로 그동안 회장, 운영진만이 아니라 계리사회 활동에 직접 참여해 온 많은 선배 계리사 회원들의 노력과 그 외 회원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또한 회사를 대표하는 많은 이사회 멤버들이 회비 확충을 통한 계리사회의 재정적 안정에 도움을 주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 분들이 한국보험계리사회성장의 진정 보이지 않은 공로자들(Hidden or Unsung Heroes)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보험계리사회는전적으로 자원봉사 정신(Volunteer Spirit)에 의해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와 비교해 보면, 한국보험계리사회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회원들의 숫자나 적극성이 아직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이는 자원봉사 정신에 대한 인식 부족, 참여의사가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수동적 자세, 특히 최근에는 IFRS17 / K-ICS 도입으로 바쁜 업무에 따른 시간적 여력 부족 등 여러 여건의 제약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보험계리사회가무역 또는 경제규모에 걸맞게 국제계리사회내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역할 및 기능에 한계가 있고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이를 헤치고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보험계리사회는감독당국에서 공적 역할을 주기를 기다리기 이전에 스스로 역량을 키워 그 역할을 얻어내고 보험회사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원들간 교류의 장, 회원들에 대한 교육연수 서비스 제공 등의 기능만을 주로 수행하는 회원들의 단체에 머무르지 않고 실무표준/실무정보 개발, 전문가적 의견 제시 등의 자율규제기능 활성화를 통해 공적 업무를 주요 기능으로 정립해서 사회적 책임과 인정을 받는 전문가단체로 확대되어야 한다. 올해부터 새로 시작한 업무인 IFRS17 관련 지원 활동은 그 일환이다. 그럴 때 비로소 한국계리사들의회사 내 위상 및 사회적 인지도가 올라갈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사회적 인정을 받고 있는 전문가 직종 중 하나인 변호사는 매년 일정시간을 의무적으로 공익활동에 참여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법 제27조) 우리 계리사도 단순히 전문지식의 소유자가 아니라 전문가로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게 계리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공익활동을 수행하여야 하며, 계리사회의 활동에 참여하여 회원들이 지식을 발전시키고 공유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공익 활동이다.
최근 한국의 경우 IFRS17 및 K-ICS 도입을 계기로 계리사가 다른 전문가에 비해 특별한 주목을 받고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계리사회 회원들은 개인적 차원에서 이에 안주하지 말고 계리사회 활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통해 자원봉사도 하면서 전문성과 위상을 제고시키는 선순환을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IFRS17 및 K-ICS 도입, 뉴모럴시대의 보험영업 환경 변화 등으로 업무가 더욱 바빠진 회원들도 있고 새로 시행되는 주 52시간제도로 인해 시간적 여유를 갖는 회원들도 있을 것이다. 계리사회의 자원봉사 운영에 관한 외국 사례(뉴스레터 마지막에 첨부)에서 보듯이, 회원들의 지식 자원봉사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심리적 만족, 교류를 통한 즐거움 등 다양한 장점이 있고 또한 계리사회의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된다. 일단 참여해 보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고( Just Do It & Feel It ) 그러면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된다. 첫번째 사례로서 최근 호주계리사회가발표한 IFRS17의 구체적 집행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Q/A형식으로 정리한 AASB17 Information Note를 Volunteer 모집을 통해 번역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한 바가 있다. 앞으로 계리사회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Volunteer 모집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장으로서 현재 한국보험계리사회의활동 즉, 고문, 운영진, 위원회, 교육연수 강사 등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커다란 존경을 표하며 그 외 시니어, 주니어 회원들도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계리사회 내 각 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 교육연수 강사, 국내외 세미나에서의 발표, 논문 작성, 각종 행사진행, 번역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계리사회 사무국은 회원들의 모든 자원봉사 활동들의 내용을 각각 기록하고 봉사점수를 부여하고 기여도가 큰 회원들을 뉴스레터 등에 소개하고 주기적으로 포상을 실시할 예정이며, 계리사회 홈페이지에 별도 메뉴를 신설하여 자원봉사 참여 기회를 알리고 언제든 참여 의사를 제시할 수 있도록 마련하였다. 다시 한번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바라고, 그래서 회원 모두가 다 함께 한국보험계리사회를새롭고, 알차게 발전시켜 계리사가 진정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자부심을 충만한 전문가로 다시 태어나도록 다 같이 노력해 나갑시다.